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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헤부부의 비밀일기장
우리 부부가 백일을 축하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 이웃과 백설기 나눠 먹기. 둘째, 스튜디오 전통 사진 찍기. 우리 아이들은 성장 앨범 대신 백일 액자가 시댁 거실에 나란히 걸려 있다. 백일은 아직 목을 잘 못 가눌 때라 앉기가 힘겹긴 하지만 결과물을 보면 해주길 잘했다 싶다.나는 산후 100일간 외출을 거의 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백일 사진 찍으러 아기와 첫 나들이를 하는 셈이다. 아들이니 만큼 누드로 하고 싶었는데 차로 20분 거리에 마땅한 곳을 발견했다. 우아한사진관 수원점이다. 인간은 누구나 작품을 만든다. 나도 우리 애들 걸작으로 키워야지.
백소영 교수에 따르면 페미니즘이란 바깥일이든 집안일이든, 여자가 개개인으로서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능력을 잘 살아내는 방향으로 선택해서 살겠다는 견해이다.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개체수를 늘리라는 것이 아니라 풍성하게 살라는 것이다. 하나님은 태초에 남자를 창조하신 것이 아니라 사람을 창조하셨다. 히브리어 아담은 중성 명사다. 갈비뼈를 빼 여자를 만들고 나서야 비로소 아담은 남자가 되었다. 왜 남녀로 나누셨는가? 배제된 약한 생명을 다스리고 살리라고. 돕는 배필이란 옆구리에서 서로 마주보는 자이다. 그러므로 결혼하는 자도 잘하거니와 결혼하지 아니하는 자는 더 잘하는 것이니라(고전 7:38).①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마스다 미리)② 나는 아기 캐리어가 아닙니다(송해나)③ 노 키드(코린느 마이어)④ 마음의..
가족은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 사이인 줄로만 알았던 나. 대학을 가고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고서 비로소 알았다. 가족은 서로 사랑을 주고받는 사이라는 걸. 수천 년 이어져 내려온 대물림을 이제는 끊어야 한다는 일념 하에 없는 시간 쪼개 가며 미친 듯이 찾아 읽은 심리학 서적 열일곱 권을 추려 소개한다.① 감정 조절(권혜경)② 감정 폭력(베르너 바르텐스)③ 나에겐 상처받을 이유가 없다(원은수)④ 나는 왜 엄마가 힘들까(썸머)⑤ 나르시시스트 관계 수업(브랜다 스티븐스)⑥ 다시 프로이트, 내 마음의 상처를 읽다(유범희)⑦ 단단한 삶(야스토미 아유무)⑧ 독이 되는 부모가 되지 마라(수잔 포워드)⑨ 딸은 엄마의 감정 쓰레기통이 아니다(가야마 리카)⑩ 딸은 엄마의 감정을 먹고 자란다(박우란)⑪ 상처받은 내면아이 치유..
나는 허용적인 엄마일까, 강압적인 엄마일까? 두 가지만 엄격히 제한한다. 영상 매체와 불량 식품. 그 외는 자유다. 보고 듣고 먹는 것이 그 사람의 인격을 형성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교양서 열일곱 권 추천한다.① 곰탕이 건강을 말아먹는다(황성수)②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안병수)③ 기적의 밥상(조엘 펄먼)④ 내 아이를 해치는 맛있는 유혹 트랜스 지방(안병수)⑤ 무엇을 먹을 것인가(콜린 캠벨)⑥ 사람을 미치게 하는 음식들(캐롤 사이먼타치)⑦ 성난 카우보이(하워드 리먼)⑧ 식원성증후군(오사와 히로시)⑨ 어느 채식의사의 고백(존 맥두걸)⑩ 육식, 건강을 망치고 세상을 망친다(존 로빈스)⑪ 육식의 종말(제레미 리프킨)⑫ 음식혁명(존 라빈스)⑬ 인간이 만든 위대한 속임수 식품첨가물(아베 쓰카사)⑭ ..
이스라엘에는 백일잔치나 돌잔치가 없고 단유식을 성대하게 치른다고 한다. 성년식이 한 인간의 두 번째 독립이라면 단유식은 첫 번째 독립을 축하하는 것이다. 창세기 21장에서 이삭의 젖을 떼는 날에 아브라함이 대연을 배설하였더라고 하는데 이게 태어난 지 3년째 정도 된다.자녀를 키우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왜 어린이집 안 보내냐는 말이었다. 나는 3년 동안 젖을 먹으려면 보육사가 아니라 엄마 곁에 있어야 하지 않겠나 하고 단순하게 생각했다. 많은 전문가들도 너무 이른 시기 기관 생활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관련 서적 열일곱 권 추천한다.① 3살까지는 엄마가 키워라(스티브 비덜프)② 내향 육아(이연진)③ 누리보듬 홈스쿨(한진희)④ 당신의 아이는 원래 천재다(이지성)⑤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박혜란)⑥ 발도..
08:30 조식 09:00 세탁 10:20 안마 11:30 청소12:30 중식 15:00 간식 17:30 석식 19:00 야식귀뚜라미가 연주하는 선선한 가을, 아이를 낳고 산후조리원에 들어왔다.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새삼 감사하게 느껴진다. 미역과 콩나물을 다듬고 당근과 양파를 써느라, 아기를 씻기고 기저귀와 배냇저고리와 속싸개를 입히느라, 접시를 씻고 쓰레기를 치우고 내복을 빠느라 오늘 누군가의 손목과 허리는 시큰해졌을 것이다. 이렇게 푹신한 베개와 의자와 침대와 산모패드와 수유패드는 누가 만들어서 나에게 안락함을 선사하는 것인가. 에비앙 생수를 하루에 한 병씩 마시는 것과 날마다 따끈한 물로 몸을 씻는 것, 어떤 나라에서는 상상도 못할 것이다. 또 마사지가 없었다면 딱딱하게 뭉친 가슴이 얼마나 난감..
벨라니 조리원을 계약했는데 셋째가 예정일보다 9일이나 일찍 나오는 바람에 자리가 없었다. 대신 연계된 시온 조리원에 3박 4일 먼저 묵고 나서 벨라니 조리원에 자리가 나는 날 옮겨서 이어서 10박 11일을 묵게 되었다. 그 덕에 총 네 군데의 산후조리원을 경험하게 되었다. 베누스, 다온누리, 시온, 벨라니.내게 최고의 산후조리원은 나와 아기를 모자동실에 내버려두고 나에게서 아기를 떼어가지 말고 밥과 간식만 따박따박 잘 갖다주는 곳이다. 신생아실에 맡겼다가 간호사들 헷갈려서 아기를 바꾸지 않을까, 피곤해서 아기를 떨구지 않을까 하는 불안이 있다. 소아과 의사가 회진을 온다고 하면 안심이 아니라 긴장이 된다.그러나 산모들 대부분은 세심한 관심을 바라지 나 같은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INTJ 여성이 전..
2025년 9월 22일 밤 10시 반, 잠자리에 누웠는데 배가 아팠다. 태동인가 배 뭉침인가 긴가민가 하는데 그게 1~2시간 간격으로 밤새 지속되었다. 자궁 수축이었다. 중요한 일정이 많은 날이었다. 오전에 보건소 막달 검사, 시청 출산 휴가, 오후에 주하 탁구 예비 소집, 남편 발표. 그러거나 말거나 진통은 휘몰아쳤다.아침 8시부터는 10분 간격으로 잦아졌다. 너무 기분 나쁜 통증이지만 어차피 한 번은 겪어야 할 과정이므로 차라리 짧고 굵게 지나갔으면 했다. 셋째이니만큼 비명을 안 지르려고 했건만 결심으로 되는 게 아니었다. 나에게 비명은 진통 완화법이었다. 오전 11시부터는 5분 간격으로 줄었다. 12시 반 조산사께서 오셨다. 1시 반 욕조에 들어갔다. 2시 아이들이 귀가했다. 2시 반 방글이 태어났..
우리의 두 아기를 받아주셨던 이명화 조산사가 폐업을 하시고 친구 한 분을 소개해주셨는데 그분이 김옥진 조산사였다. 5월과 9월에 의왕에 있는 아기탄생조산원에 방문했다. 첫 번째 방문 때는 가정 분만을 선택하게 된 계기, 첫째와 둘째 분만 과정, 산전 관리, 비용 등에 관하여 2시간가량, 두 번째 방문 때는 출산 준비물에 관하여 1시간가량 길게 이야기를 나누었다.두 번 다 초음파 검사를 했는데 성별을 확인하지 못해서 결국 낳고 나서야 알았다. 이럴 거면 하지 말걸.산전 관리로 세 가지를 말씀해주셨는데 식단, 독서, 운동이었다. 식단과 독서는 충분히 잘하고 있었다. 채식 위주로 몸에 안 좋은 것 먹지 않고 박시백 작품 서른두 권을 읽었다. 문제는 운동이었다. 첫째, 둘째 출산 막바지에 힘을 못 줘서 회음부를..
때로는 괴롭고 때로는 외롭고 때로는 기쁘며 때로는 슬프게 자매를 키워 어느덧 둘째가 유치원에 입학했다. 때가 되었다. 셋째를 꿈꾸고 7개월 만에 생겼다. 기쁨도 잠시, 어찌나 존재감을 드러내는지 공포의 입덧이 시작되었다.첫째와 둘째 때도 입덧이 매우 심했었다. 창세기에 보면 여자가 선악과를 따먹은 죄로 받은 벌이 두 가지인데 임신의 고통과 출산의 고통이 그것이다. 전자는 입덧이요 후자는 산통이다. 입덧은 10주짜리 벌이요 출산은 10시간짜리 벌이다.머리가 아프고 열이 나고 종일 멀미하듯 속이 미식거려 아무것도 먹을 수 없다. 그 와중에 침은 계속 고여 1분마다 변기에 뱉는다. 침대에 누워서 변기만 왔다갔다 하다가 너무 배가 고파 이러다 정신이 혼미해져 기절하는 것이 아닐까 할 때쯤 라면을 겨우 넘기지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