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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헤르민/자연출산

두 번째 임신-출산-수유

hehebubu 2020. 5. 2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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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23일, 아침부터 속이 좋지 않았다. 밥이 안 들어갔다. 마지막으로 생리를 한 지 7주. 예감이 들었다. 두 줄. 둘째 임신이었다.

첫째 아이 때처럼 입덧으로 두 달을 고생했다. 임산부와 수유부는 사회적 약자이다. 자발적으로 장애인이 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누군가 돌봐줘야만 그 기간을 버틸 수 있다. 남편은 출근하지 시모는 낯설지, 불편하고 위험해도 친정밖에 없다.

병원은 총 세 번 갔다. 9주, 22주, 34주. 초음파, 혈액, 소변 검사만 했다. 외국에서는 보통 그렇게 한다고 한다. 유독 우리나라가 과잉 진료를 한다. 첫째 아이 때는 다섯 번 갔었는데 그것도 많다고 느꼈었다. 병원에 가는 것보다 공원에 가는 것이 난 훨씬 마음에 안정이 된다.

2020년 5월 19일, 생리통처럼 배가 싸해 평소보다 일찍 눈이 뜨였다. 시계를 보니 7시 반. 이게 가진통이라는 건가. 짧게는 12분에서 길게는 20분 간격이었다.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누워 있다가 10시에 겨우 일어나 밥을 챙겨 먹고 첫째 아이 밥을 먹이는데 너무 힘들어서, 출근한 남편에게 빨리 오라고 전화를 했다. 조산사에게도 전화를 했더니 10분 간격으로 일정해지면 다시 연락을 달라고 했다. 2시에 남편이 퇴근을 했다.

4시부터 진통이 8분 간격으로 잦아지고 강해졌다. 남편 손을 붙잡고 짐승처럼 울부짖기 시작했다. 7시에 조산사가 도착해서 내진을 했더니 자궁문이 8cm 열렸다고 했다. 조산사의 지시에 따라 디펜드 기저귀를 차고 변기에 앉아 남편 옷자락을 붙잡고 힘을 주었다. 그렇게 몇 차례 하고 난 뒤 비닐을 깐 침대에 누워 본격적으로 아이 낳기에 돌입했으나, 내가 너무 지친 나머지 힘을 못 주었다. 아이가 위에서 안 내려온다고 하셨다. 아이가 힘들어한다고 하셨디. 아이가 잘못되면 안 되는데 하셨다. 골반이 그리 좋지 않다고 하셨다. 링거를 놓았다. 죽을 힘을 다해 항문에 힘을 주었다. 아기 머리가 만져졌다. 거의 다왔다. 회음부를 잘랐다. 오후 8시 반, 미끄덩 아기가 나왔다.

너무 아팠다. 죽을 뻔했다. 기진맥진했다. 왜 산모들이 진통을 다 겪고도 끝내 제욍절개를 선택하는지 알겠다. 아이 낳고 회음부 꿰매고 자궁 소독 다 하고 나서야 조산사 얼굴을 처음 봤다. 그전까지는 눈 뜰 기력도 없었던 것이다. 내가 울 때 첫째 아이도 따라 울었다. 남편도 나 돌보랴 첫째 아이 달래랴 고생했다. 세상에 순산이란 게 있을까.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고통이다.

아기에게 생후 72시간은 하늘이 내린 금식 기간이다. 아직 젖이 돌지 않기 때문이다. 아기는 하루에 소변 6회, 대변 1회 누었다. 체중도 120g 줄었다. 이때 분유를 먹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2020년 5월 22일 저녁이 되어서야 젖이 조금씩 돌기 시작했다. 아기는 소변 10회, 대변 4회로 일일 배설 횟수도 늘고 체중도 하루 50g씩 늘었다. 나는 젖몸살과 부유방이 나타났다. 통증을 참아가며 열심히 젖을 물리고 가슴 마사지 두 번 받으니, 만 이틀 만에 가라앉았다. 이때 유축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 아이를 키우며 알았다. 육아의 정답은 전문가의 말이 아니라 내 아이의 눈빛에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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