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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헤르민/자연출산

아기, 집에서 낳을까?

hehebubu 2018. 2. 20.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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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자연주의 출산을 선택한 데는 임산부 3대 굴욕인 ‘관장, 제모, 회음부 절개’를 하지 않아서도 있고, ‘쇄석위, 무통주사, 촉진제’가 제왕절개를 야기한다는 눈송이 효과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도 있지만, 가장 큰 것은 출산의 주도권을 내가 쥐고 싶어서였다.

내가 내 아이 낳겠다는데 왜 의사가 하라는 대로 해야 해? 병균이 득실거리는 병원에 매주 가서 외간 남자(여자) 앞에 다리를 벌리고 내 생식기를 보이라고? 됐다 그래. 그 시간에 차라리 공기 좋은 산을 오르겠어.

2018년 1월 4일 시온여성병원 조미영 의사를 만났다. 대뜸 하는 말이 ‘이러시면 안 된다’였다. 자연주의 출산이라도 병원의 정기 검진을 받아야 하며 그게 싫다면 차라리 집에서 낳으라고 했다. 산모가 주도권을 되찾으려다 의사에게 단단히 혼이 난 셈이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처럼...

나는 열불이 났지만, 한편으로 그간 놓치고 있었던 사실을 발견했다. 내가 진정 추구했던 건 가정출산이라는 사실. 아무리 자연주의 출산이라고 해도 그것이 병원이라는 거대한 시스템 아래 이루어지고 있는 한, 넘을 수 없는 선이 있다는 사실.

병원은 환자가 가는 곳이다. 임부는 환자가 아니기 때문에 병원에 갈 필요가 없다. 아니, 가서는 안 된다. 임부가 만나야 할 사람은 의사가 아니라 산파라는 이 당연한 사실을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자연주의 출산에 대해 열심히 공부했던 나도 막달에 들어서야 새삼스레 터득했다. 쉬운데 어렵다.

출산 예정일이 한 달도 안 남았지만, 이제라도 깨달은 게 어디인가. 아직 늦지 않았다. 우리 부부는 상의 끝에 조산원에 들러 상담을 받아보기로 하였다. 우리나라 조산원은 거의 산부인과에 잠식되어 있었다. 우리집에서 차로 약 30분 거리의 아기탄생조산원과 행복한이명화조산원이 그나마 가장 가까웠다.

그중에 안산에서 이명화 조산사를 만났다. 막달 검사는 필요없고 초음파 검사로 둔위인지와 혈액 검사로 빈혈인지, 이 두 가지만 확인하면 된다고 했다. 둔위면 역아 회전술, 빈혈이면 철분제 주사를 한다고 했다. 모든 여성은 가정 출산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거였다. 내가 원하던 거였다. 다행히 둔위도 빈혈도 아니어서, 운동 열심히 하고 진통 시작되면 전화하기로 하였다. 월경 주기가 길어서 아마 출산 예정일을 1~2주 넘길 거라고 하셨다. 그렇게 우리 부부는 가정출산을 향하여 성큼 다가서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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