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헤부부의 비밀일기장
콩을 먼저 먹을까, 쌀을 먼저 먹을까. 본문
학창 시절에 읽은 책중에 "마시멜로 이야기"라는 책이 있다. 아마 많은 이들이 읽어봤으리라 생각이 되는데, 대략은 내용은 이러하다. 네 살 아이들은 대상으로 마시멜로 실험을 하게 되는데, 아이들에게 마시멜로를 보여주고 먹지 말고 기다리라고 말한다. 그러고서는 자리를 비우고 아이들의 행동을 관찰한다. 실험에 참여한 아이들은 두부류로 나눌 수 있다. 마시멜로를 먹은 아이와 기다렸다가 먹은 아이. 눈앞의 마시멜로를 참고 기다린 아이들과 그냥 먹어치운 아이들이 나중에 성장했을 때, 어떻게 다르게 성장하는지에 대한 실험 내용이 나온다.
책의 내용에 따르면 후에 성장한 아이들을 보았을 때, 마시멜로를 먹지 않은 아이들이 더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는 경우가 많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눈앞의 즐거움과 유혹을 참고 인내하였을 때, 얻을수 있는 더 값진 열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그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아무래도 착한아이 콤플렉스 혹은 평화주의자 컨셉러인 나는 안 먹고 기다렸다가 먹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다면 나는 30대에 들어선 지금 성공한 인생의 모습을 하고 있는가. 물음을 던져보게 된다.
고등학생 시절에 기숙사 룸메이트였던 친구가 생각난다. 크친구는 자신에게 콩밥이 주어진다고 하면 자신은 콩보다는 흰쌀밥을 먼저 골라 먹을 거라고 말했다. 다음에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르는 것인데 지금 콩을 먹는다고 해서 나중에 맛 좋은 흰쌀밥을 맛볼 수 있을 거라는 보장이 없기도 하니까.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다.
또 한가지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다. 누군가에게 사과가 10개 주어졌을 때, 그 10개의 사과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무엇일까? 두 가지 정도의 방법을 듣게 되었는데 하나는 배고플 때 먹거나 다른 하나는 가장 맛있어 보이는 사과부터 하나씩 먹는 거라고 한다. 당신이 만약 아깝다고 썩어 문드러져가는 사과를 먼저 먹게 된다면 그 사람이 그 사과를 다 먹을 때쯤에는 다른 사과가 비슷한 정도로 썩어있게 될지도 모르니까.
눈앞의 마시멜로를 견뎌야 더 값진 것을 얻을 수 있을 거라는 말도 이해가 되고, 콩밥의 콩보다 쌀을 먼저 먹겠다는 친구의 말고 수긍이 간다. 무엇이 옳고 그르다 할 수는 없겠지만 그 선택에 따른 결과를 분명 다른 모양새를 취하고 있을 거라 생각이 든다.
우리 딸은 콩밥에 콩을 가장먼저 집어먹는다. 콩이 좋고 맛있어서 그런 것 같다. 일반적으로 콩밥 위의 콩은 영양가는 있지만 맛없는 것으로 인식되어 지금은 힘들지만 견뎌내었을 때 자신에게 자양분이 될 수 있는 고난과 훈련 같을걸 상징하게 된다. 그런데 그 콩을 좋아하게 된다면 영양도 되면서 즐겁기까지 하니 1석 2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것 같다.
콩밥의 콩을 좋아하는 딸의 모습을 보면서 깨달음을 하나 얻었다. 앞으로 나는 콩밥이 콩을 영양을 위해 인내하면서 먹는 것이 아니라 콩을 좋아하기로 했다. 마시멜로를 참는 것을 인내나 고난과 같은 종류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을 즐기기로 한다. 그렇게 된다면 꽤나 즐거운 라이프가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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