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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헤부부의 비밀일기장

20171117 원고지일기 (第二의 故鄕) 본문

남편 헤이슨/2017

20171117 원고지일기 (第二의 故鄕)

hehebubu 2017. 11. 18.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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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17일 금요일


홈커밍데이가 있어 오랜만에 학교를 방문했다.

간단한 다과회만 준비되어 있다기에 저녁을 해결하고 들어가기로 하였다. (나중에 직접가보니.. 꽤나 푸짐한 출장뷔폐가 준비되어있어서 뒤통수..ㅠㅋㅋ)

학교 근처에서 홈커밍데이에 가지전에 무얼먹을까 고민하다가 "생활의 달인"에 방영된 이라면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이라면

학교로 가는 길에 우연히 옛 연구실 동료를 만났는데, 그 친구에게 들어보니 방송을 탄 이후로 더 유명해져서 요즘엔 사람들이 줄서서 먹는다고 한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못먹으면 어쩌나 하고 부리나케 이라면으로 갔다. 학교 다닐때만 해도  일반 인스턴트라면과 크게 다른지 모르겠는데 4-5천원씩 주고 먹는 학생들이 신기하긴했다.

도착해보니 오늘은 다행이도 손님이 많지 않아서 오래기다리지 않고 주문해서 먹을수 있었다. 별로 배가 부르지 않은 상태여서 이라면 하나랑 공기밥을 시켜 먹으려 했는데... "1인1주문"이라 그렇게는 안된다고 한다.. 힝..

매우 배가 불렀지만.. 매운라면을 하나 더 시켜서 땀을 뻘뻘 흘려가며 먹었다. 이라면의 깊은 국물맛은 참 인상 적이었는데 6천원에 라면을 사먹기에는 다소 비싼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다.

손님이 많아져서 사장님의 표정이 더 밝아지셨을줄 알았는데, 거기 계신 주인 아주머니는 어떤 불편한게 있으신지 표정이 생각보다 어두워 보이셨다. 바빠지고 손님많아지는게 마냥 좋은것 만은 아닌가 보다.


#홈커밍데이

부른배를 붙잡고 학교로 들어갔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하여 학교를 쭉 한바퀴 산책하였다. 학교의 가을은 언제봐도 예쁘다. 역시 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7시쯤 행사시간에 맞춰 강의실에 입장했다. 참석한 졸업생을 위한 소정의 선물이 준비되어 있었고, 행운권추첨 번호가 적힌 순서지도 함께 받았다.

오늘 행사에서 졸업생 인사 순서를 부탁받아 몇마디 적어갔던 것을 읽어 주었다. 그때 나눈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졸업생인사

안녕하세요. 저는 @@학과 @@학번 @@@입니다. 현재 ### 사업부 ### 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제가 2006년에 반도체와 인연을 맺고, 휴학을 좀 많이해서. 석사까지 마치고 나니 2016년에 졸업했습니다. 무려 11년을 학교에 있었으니.. 참 학교에 있는게 좋았나봅니다. 그기간동안 많은 교수님과 동기들 후배들의 도움을 받았는데... 최근에 올해 4월에 결혼하면서 가정을 꾸리고 보니 연락을 못드린분들도 많고... 배은망덕한 모습만 보이다가 이렇게 제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네요 배은망덕한 자식이라도 이렇게 불러주시고 이런 자리도 마련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부터 드립니다.

오늘 후배님들을 위해 몇마디 준비해 오라는 부탁을 받고 몇마디 적어왔습니다. 지루한 이야기일수 있지만 조금만 인내심을 발휘하여 잘 들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저는 학생때 군대를 다녀오고 휴학하며, 어느 중등 내신대비 학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 제가 가르치던 친구들이 중학교 1학년이었고 나이가 14살 쯤이었으니까. 7년이 지난 그들은 지금의 여러분처럼 대학교 2학년이나 3학년쯤의 학생이 되어 있겠네요. 그래서 그런지 느낌이 남다른데요.

그 학원은 굉장한 스파르타식 주입식 교육의 산실이었습니다. 자기주도학습이라고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친구들이 공부 하는 것을 감시하고 문제를 풀게 시키고, 잘풀고 있나 체크하는 그런 학원이었지요. 숙제를 안해오거나 책을 가져오지않으면 큰소리로 겁을주고 얼차려는 주기도 하는 그런 시스템의 학원이었습니다. 비록 힘든시간이지만. 학생들의 성적은 놀랍도록 상승했지요...

저를 비롯하여 여기 있는 꽤많은 친구들이 그런 주입식 교육이 잘 맞는 우리 한국의 경쟁사회에서 잘 살아 남아서 여기까지 온것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남들보다 수학문제 좀더 잘풀고, 남들보다 과학문제 좀더 잘풀어서 이 자리까지 온건 아닌가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냥. 회사에 다니고. 월급 받고. 취미생활을 하며 지내기엔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은 로드뷰일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우리는 좀 더 달랐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태어나 죽는 순간까지 더 가치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이를 위해 살다가 죽는 여러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에게 어떤 딱한마디만 전할수 있다면, 전해야 한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인생 가운데에는 작은 틈을 만드시고, 여러분과 이웃간에 있는 틈은 꽉꽉 메우는 그런 사람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수백년 이상을 버티는 탑은 그 탑의 층과 층사이에 틈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그 틈이 있기때문에 탑은 모진비바람에도 수백년을 견뎌온것이지요.

여러분 인생에 앞으로 만들어질 그 작은 틈을 차한잔의 여유로 메꿔가시고, 또는 친구와의 식사, 산책, 여행. 등등 아주 아름답고 가치있는 것들로 채워가십시오~ 그 시간들을 여러분들에게 값으로 따질수 없는 선물로 돌아올것입니다.

4차산업시대죠. 빅데이터, 인공지능, 딥러닝, 등등. 이시대를 살아가야할 우리는 어떤 소양을 갖춰야할까요.
많이들 말하는데. 창의적인 인재가 필요한 때입니다. 저희가 속한 반도체산업도 그러합니다.


많이 경험하고, 많은 책을 읽어서 과거만 보지 말고 앞으로 될 것들을 볼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 우선순위를 잘 잡은 참된 사람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또한 돈이 아닌 부와 명예만이 아닌 사람으로써 기본적으로 지켜야할 것들을 먼저 지키는 사람이 되고.
저도 부족하지만. 대학생활 잘누리시고 그시간을 통해 더 잘 갖춰진 후배가 되길. 바라고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충 이런 이야기를 준비해서 갔다. 언변에 약해서 그저 적어간것을 읽기만 했지만 어느 누군가의 머릿속엔 각인되어 그 인생에 1이라도 도움이 되어지길 바라며 열심히 읽었다.


Home Coming Day

집에 오는 날. 주변에 보면 동아리나 학과 선배들을 초청하여 만나는 행사로 자주 쓰이는 말 같다.

나의 제 2의 고향. 成大. 해가 지날수록 아는 사람이 줄어들어 선뜻 가기 망설여 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고향이 생각나는건 그곳에서 추억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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