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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헤르민/가족여행

강원 강릉시(2박 3일)

hehebubu 2022. 8. 21.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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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8. 10. (수) ~ 2022. 8. 12. (금)


여름 휴가를 떠나려는 차 안에서 생리를 시작했다. 예정일이 열흘이나 남아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웬 날벼락. 얼른 차를 멈추고 집에 가서 속옷을 갈아입고 생리대를 챙겼다. 여행 중에 생리를 하면 즐길 거리가 확 줄어든다. 속상하던 차에 호텔 팸플릿에 ‘달빛 비어 요가’가 눈에 띄어 얼른 예약했다.

강사님 설명을 따라 요가 매트에 눕는데 눈 앞에 장관이 펼쳐졌다. 평소 하늘 보는 것을 좋아하지만 바깥에 누워서 볼 일은 잘 없지 않나. 까만 하늘에 보름달이 하얀 구름을 타고 둥실둥실 떠가는데 너무 황홀했다. 애 둘을 남편한테 맡기고 5년 만에 요가를 하고 있으려니까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나에게 강릉은 태교 여행의 추억이 있는 곳이다. 5년 전에 강문해변, 허균허난설헌기념공원, 오죽헌, 초당순두부마을, 경포호 등 이 일대를 거닐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땐 어쩜 그리 체력도 좋았는지. 그땐 미처 몰랐지. 핑크빛 미래가 펼쳐질 줄 알았지. 낳기만 하면 절로 크는 줄 알았지.

임산부나 수유부가 혼자 아기를 보면 필연적으로 산후 우울, 아동 학대, 안전 사고를 유발하는데도 남성 육아 휴직을 절대 도입하지 않는 현실을 보며, 현대 사회가 원하는 여성은 제 몸 거뜬히 건사하는 커리어 우먼이지 몸이 망가져 노동력을 상실하는 임산부와 수유부가 아니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여성이 아이 한 명을 열 달 임신하고 낳아서 세 돌까지 가정 보육한다면 점심시간도 퇴근도 휴일도 없으므로 24시간×365일×4년=35040시간을 노동한 것으로, 회사로 치면 거의 20년을 근무한 셈이다. 그러면서 돈은 1도 벌지 못한다. 그러니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도무지 타산이 맞지 않는 것이다.

몸은 몸대로 상하고 돈은 돈대로 못 벌고. 그러니까 전업맘에게 남편이 힘들게 벌어온 돈으로 집에서 놀고 먹는다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 비혼족이나 딩크족보다 초반에 일을 몰아서 했고 5배 빨리 늙었고 출산으로 입은 장애를 15년에 걸쳐 서서히 회복 중인 것일 뿐, 불로소득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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