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아내 헤르민 (135)
헤헤부부의 비밀일기장
베누스 산후조리원은 갑작스러운 결정이었다. 원래 샤론 산후조리원을 예약해 놓았는데, 출산 당일 전화했더니 빈 방이 없다는 거다. 난감해서 급히 딴 곳을 알아보았고, 다행히 베누스 산후조리원에서 2주를 묵을 수 있었다. 방에서는 채광과 난방이 중요한데 둘 다 합격점이다. 창문도 있고 온돌도 있다. 식사는 방으로 배달해주지 않고 식당에서 뷔페식으로 먹는다. 단점은 아기와 함께하지 못하지만, 장점은 양껏 리필해 먹을 수 있다. 맛도 영양도 좋다. 3시에 간식, 8시에 죽이 나오고, 모유수유 촉진차가 항시 우려져 있다. 남이 해주는 밥도 맛있지만 남이 해주는 빨래도 못지않다. 산모 옷만 빨아주는데, 남편 옷까지 빨아주는 산후조리원이 있다면 인기가 좋겠다. 산후 마사지가 필수라더니 과연 그랬다. 다리, 등, 어깨..
2018년 2월 5일 새벽 3시 반, 배를 찌르는 참을 수 없는 통증에 침대에서 일어났다. 진통이 시작됐음을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거실로 나와 의자에 쿠션을 대고 앉아 엎드렸다. 7분 간격이었다. 생리통의 열 배쯤 아팠다. 30분 정도 혼자 진통을 하다가 추워서 안방으로 들어가 남편을 깨웠다. 남편이 어플로 진통 간격을 체크하며 등허리 마사지와 심호흡 코치를 해주었다. 5시 반, 조산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상황을 듣더니 아직 한참 남았고 종일 진통할 각오를 하라며, 진통이 3분 간격일 때 다시 전화하라며 본인은 좀 더 자겠다고 하셨다. 진통의 빈도는 5분 간격으로 잦아지고 진통의 정도는 생리통의 천 배로 커졌다. 연습했던 호흡은 잘 안 되고 한 마리의 짐승이 되어 아파트가 떠나가라 비명을 질렀다. ..
내가 자연주의 출산을 선택한 데는 임산부 3대 굴욕인 ‘관장, 제모, 회음부 절개’를 하지 않아서도 있고, ‘쇄석위, 무통주사, 촉진제’가 제왕절개를 야기한다는 눈송이 효과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도 있지만, 가장 큰 것은 출산의 주도권을 내가 쥐고 싶어서였다. 내가 내 아이 낳겠다는데 왜 의사가 하라는 대로 해야 해? 병균이 득실거리는 병원에 매주 가서 외간 남자(여자) 앞에 다리를 벌리고 내 생식기를 보이라고? 됐다 그래. 그 시간에 차라리 공기 좋은 산을 오르겠어. 2018년 1월 4일 시온여성병원 조미영 의사를 만났다. 대뜸 하는 말이 ‘이러시면 안 된다’였다. 자연주의 출산이라도 병원의 정기 검진을 받아야 하며 그게 싫다면 차라리 집에서 낳으라고 했다. 산모가 주도권을 되찾으려다 의사에게 단단히..
내가 자연주의 출산을 처음 접한 것은, 결혼은 물론 연애도 하기 전인 스물넷의 여름 SBS 스페셜 ‘아기 어떻게 낳을까’라는 다큐멘터리를 통해서였다. 한창 채식 관련 서적을 섭렵하고 실천하던 때였다. 비건채식, 자연출산, 모유수유, 천기저귀, 홈스쿨링, 환경보호. 이 모든 게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깨닫게 되었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결혼을 하고 2017년 6월 2일 임신을 확인했다. 4년간 마음속 깊은 곳에 고이 간직하고 있던 나의 작지만 소중한 꿈 ‘자연주의 출산’을 마침내 실행에 옮길 기회가 온 것이다. 마침 집 근처 시온여성병원에 자연주의 출산제도가 있었다. 거금 80만 원이지만 별 망설임 없이 지불하였다. 남들과 다른 선택은 언제나 많은 공부를 필요로 한다. 지인의 공격에 방어하기..
피지에서의 마지막 아침이 밝았다. 10시 비행기라서 준비를 서둘렀다. 짐을 싸놓고 아침식사를 했다. 전날과는 조금 달리 중국식 아침메뉴가 추가되어 있었다. 쌀죽(米粥), 꽈배기(油条), 볶음면(炒面) 같은 것들... 반가운 마음에 양껏 먹었다. 시간이 조금 남아 부른 배릉 둥둥 두드리며 소파에 누워서 조금 쉬다가, 리셉션에 가서 체크아웃을 하고, 직원들이 짐을 실어오고, 택시를 타고 공항에 갔다. (택시비 40FJD) 수속을 밟고, 기념품을 잔뜩 사고,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26(수) 10:00 난디출발 26(수) 17:35 인천도착 아쉽지만 황홀했다. 피지여, 안녕~
힐튼에서의 하루가 밝았다. 조식은 포함되어 있으니 아침을 먹으러 갔다. 걸어서 가다보면 Bula Bus가 멈춰서 태워다준다. 식당은 Marini와 Nuku 두 곳인데, Marini는 성인 전용이고 Nuku는 뷔페식이다. 마음껏 먹기 위해 Nuku로 갔다. 거의 양식이라 빵 종류가 엄청나게 많았고(바나나브레드, 스콘, 머핀, 팬케익...) 과일로는 바나나, 파파야, 파인애플, 수박, 오렌지 등의 열대과일이 많이 있었으며 시리얼로 먹을 수 있도록 우유에 각종 곡물을 넣는 코너도 있었다. 동양식으로는 커리, 라이스, 난, 볶음밥 정도 있었다. 요플레로 플레인과 구아바맛이 있었는데 구아바 요플레가 처음 먹어보고 맛있어서 몇 개 챙겼다. 빵도 몇 조각 남아서 가방에 넣어두었다. 방을 향해 걸어가는데 풀장에서 단체..
다부이에서의 마지막 아침을 먹고 09:00 Spa & Massage in Romance Package 동남아 사람으로 보이는 분들께 마사지를 받았다 마사지라기보단 몸에 좋은 크림을 발라주는 느낌? Heison은 코코넛 크림, Hermin은 구아바 크림 선택 10:30 체크아웃하면 오후에 배타고 떠날 때까지 잠시 머무를 빌라 키를 준다 아쉬운 마음에 해변을 거닐다가 그물 의자 발견! 흔들흔들 타고 놀다가 핸드폰 두고 빌라 왔다가 부랴부랴 찾아왔다 7번방 풀에서 마지막 수영인지 온천인지 즐기는 Heison 햇볕이 따사로와 수영장 물이 따뜻하다 마지막으로 체스 몇 판 하고 로열 다부이에서의 마지막 점심을 먹고 오후 3시 론치(배)를 타고 본섬 항구에 도착하여 차를 타고 비행장으로 갔다 (다부이섬→난디..
Romance Package를 신청했는데 Sandcay Picnic과 Spa&massage가 포함되어있고 660 FJD Sandcay Picnic은 배 타고 10분 정도 떨어진 모래섬에 우리를 떨궈놓고 두 시간 가량 뒤에 데리러 온다 처음엔 아무도 없어서 홀딱 벗고 바다에서 수영해도 되겠다 싶었는데, 곧이어 다른 섬에서 또 한 단체가 왔다 로열 다부이 섬이 좋긴한데, 다만 바다색이 기대했던 에메랄드 빛이 아니라서 약간 아쉬웠는데, 그 아쉬움을 몽땅 날려주었던 Sandcay Picnic 여기 안 왔으면 어쩔뻔 했나 아침 8:00라 도시락을 싸주었다 근데 주스가 없어서 당황.. 퍽퍽하게 먹다가 전화했더니 데리러올때 갖다주었다 Hermin은 도시락을 집어던지고 바다를 향해 뛰쳐나갔다 저 멀리까지도 바..
아침 햇살에 전망을 보니 또 다르군. 식당 옆에 리셉션이 있다. 비용을 체크아웃 때 지불해도 되지만 우리는 미리 지불. 아침 먹고, 정글 속을 누비며 해안에 도착! 그들이 우리를 부르는 호칭은 Mr. & Mrs. Park 우리는 애초에 성이 같아서 결혼 후 남자 성을 따르는 서양식으로도 문제가 없구나. 조약돌이 예뻐서 주워왔다 수영장과 바다 사이, 그물침대가 있다 이날부터 Heison은 숙소에 제공된 바나나빵으로만 버티기 살이 너무 많이 쪄서.. Hermin 혼자 식당 음식을 즐겼다 이후로도 Heison은 로열다부이에 있는 내내 거의 먹지 않고, Hermin이 남긴 경우에만 해치웠다 점심 먹고, 수영복으로 옷을 갈아입고 스노클링을 배우러 갔다 비용은 포함되어 ..
오전 10시에 로열 다부이 섬으로 가는 배(론치)를 타야 해서 아침 일찍 일어나 허겁지겁 식사를 하고 체크아웃 그 바쁜 와중에도 피지인들은 farewell song을 불러주었다. 나누쿠에서 잡아준 '에어컨 나오는 택시'를 타고 5분을 달려 항구에 도착(15 FJD)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배를 타고 약 3-40분 달려 로열 다부이 아일랜드에 도착(625 FJD) 우리가 3박4일(4/21~4/24) 묵을 두 번째 호텔 로열 다부이 (Royal Davui Island Resort Fiji) 한 달에 한국인이 적게는 세 커플 많게는 다섯 커플 체크아웃할 때 신혼여행 온 부부와 바톤터치했다 그런데 우릴 중국인이나 일본인으로 착각하는 피지인들이 꽤 있었다 우릴 보고 씨에씨에 혹은 곤니찌와 그래서 ..